일년내내 공사중인 순천 송광사



송광사 가는 길은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아주 오래된 고목나무가 즐비했다.

그 길은 자동차며, 사람이며 걸으면서 봄을 만끽하곤 한다.

그런데 지난 겨울쯤인가부터 송광사 입구에 크나큰 일주문을 세우더니 아직까지 공사중이다.

아름답던 송광사 입구의 벚나무들은 뿌리채 캐어서 옮겨 심고 길도 넓히고 있었다.

아마도 대형 차량 통행에 조금 지장을 줬을까?

운치있던 송강사 길은 지금 차선을 반듯하게 만들고 넓게 만들기위해 공사중이다.

때문에 봄날 벚꽃길을 호젓하게 걸어봐야 겠다는 생각은 이제 갖지 말아야 한다.




경남 하동에서 화개장터 가는 구불구불한 벚꽃길이 섬진강을 끼고 돌고 돌아나가면 그렇게 아름다웠다.

그런데 교통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벚꽃길을 우회하는, 일부는 훼손하는 4차선 신작로를 만들었다.

그렇게하면 교통상황은 조금 나아졌는지 몰라도 운치있던 벚꽃길, 한국의 아름다운 길은 이제 볼수가 없게되었다.

사람들이 섬진강 나들이 가는 이유가 4차선 신작로를 쌩쌩 달리기 위함일까?

느리게 가더라도 쉬엄쉬엄 구불구불 섬진강도 보고, 벚꽃길에 추억도 담고 그러함이 아니었던가?

책상에 앉아서 기획하는 사람들이 바보다.

정말 육두문자 석인 욕이라도 한바가지 퍼붓고 싶은 상황이었는데 송광사도 그에 못지않게 길을 내고 있었다.




지금의 송광사는 일년내내 공사중이다.

포크레인 소리며, 불도저 소리며......족장대를 쌓아서 건물에 분칠을하고 시멘트를 지어 바르고....

몇년째인지 모르겠다.

운치있는 사찰을 원한다면 송광사는 가지 않아야 하는데....

무소유의 법정스님이 기거하던 불일암에도 가지 않아야 한다.

이미 무소유는 공허한 외침이 되어 버렸고, 사찰내의 모든것들이 대리석으로 삐까번쩍하게 치장중이다.

마치 대구의 동화사를 보는듯하고, 해인사를 보는듯 하다.




고목이 어울어진 길은 도보길로 놔두고 차량이 다니는 길은 옆으로 다시 놨으면 어땠을까 싶다.

지금은 벚꽃나무 길은 아예 통행이 안되도록 길을 만드는거 같아서 안타까울뿐이다.

집이나 길도 사람이 안다니면 묵혀버리고 금방 허물어 진다.


송광사 꽃무릇 찍으러 갔다가 꽃무릇은 별로 없고(그나마 있는 꽃무릇도 아직 개화율 40% 정도) 안타까워서 투덜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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