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구층암에 다녀오다.

아마도 화엄사 구층암을 가본지가 약 30년은 된거 같다.

그때는 구층암이 제법 크게 보였고 모과나무 기둥도 내기억에는 세개로 기억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구층암은 내 기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초라하게 작은 요사채로 변해 있었고, 

모과나무 기둥은 세개가 아닌 두개뿐이었다.

아마도 구층암 건너편의 요사채에 하나 있는 기둥을 같은 건물의 기둥으로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사실 화엄사는 자주 가보곤 했고, 귀동냥으로 듣고, 눈으로 보며 어느정도 바람결에 스치는 정도의 역사를 알고는 있지만

구층암에 대해서는 그옛날 작은 기억이 있을뿐 위치도 정확하게 기억나질 않았다.

해서 화엄사 전도를 보고선 위치를 알아냈으면서도 막상 구층암까지 가는길에도 고개를 갸우뚱 했다.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의 위치하고 또 헷갈린 모양이었다.


화엄사 대웅전 뒤 산 속으로 약 백여미터만 조릿대 숲길을 걸어가면 만나는 구층암은 원래는 선방이었다고 한다.

내 기억에도 마루에 자그마한 종이 하나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지금 구층암 본존요사의 선방은 요사채이면서 누구나 차를 마실 수 있는 다실로 변모되었다고 한다.

구층암을 방문하는 이들에게도 제공되고 있다고 하는데 종교를 갖지 아니하고 불교의 교리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낙엽같은 존재에게도 차맛을 음미할 날이 올런지 모르겠다.


울퉁불퉁, 살아생전의 모습과 움푹 파인 나무의 결과 옹이까지 생생하게 그대로 사용된 모과나무 기둥이 구층암에 있다.

한국건축의 아름다움 하나는 자연을 그대로 빌려오는데 있다고 한다. 

휘어진 나무는 휘어진 대로 쓰고, 북사면에서 자란 나무는 건물의 북쪽에, 남사면에서 자란 나무는 남쪽에 쓰는 것. 

구층암 모과나무 기둥은 이러한 점에서 한국 자연주의 건축의 절정으로 볼 수 있다. 

밑둥은 주춧돌에 다시 뿌리를 내리고 가지는 서까래로 뻗었다. 

즉 나무의 밑둥은 기둥이 되고 줄기는 보가 되고 잔가지는 서까래와 지붕이 되었다.

(남도코리아닷컴에서 발췌했습니다)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구층암을 새벽에 얼른 다녀왔다.

담고싶은 구도도 생각해보고, 지리산과의 조화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고도 싶었기에 겸사겸사 다녀왔다.

일주문부터 어느곳의 수녀님인지 모르는 두분의 수녀님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두눈에 얼른 담아왔다.

늘 그렇지만 또다른 시간이 넉넉할때 그때는 또 한번 자세히 둘러보겠다는 의욕만 앞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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