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독수리

조복(鳥福)이 있는 사람은 길 가다가도 새집을 발견하고, 

실수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는데 참매가 날아 가다가 대문짝만 하게 찍히는가 하면

더워서 열어 놓은 창문으로 팔색조가 날아 들어서

"안녕? 나 팔색조라고 해....너무 이쁘게 생겼다고 위화감 느끼지 말고 친하게 지냈으면 해...." 라고 한다더라.

 

봄부터 찾아올 철새들 리스트를 만들고 구석구석 찾아 돌아 댕겨봤지만 맨날 헛수고만 했다.

사진을 하다보니 작품 한 개 건지는 건 노력도 중요하지만 연(緣)도 따라줘야 하더라.

 

여지껏 누구보다 열심히 찾아다녔는데 모두가 다 헛일이 되었을 때 느끼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더라.

보다 못한 친구가 검독수리 몇 마리 보내주면서 이거나 찍어봐라 할 때 감사와 고마움을 멋진 작품으로 승화시키려 했더니

눈에 보이는 색감도 못찾고, 용맹스런 검독의 눈동자도 표현 못해 어디 내놓기가 민망하더라.

이래저래 생각해보니 조또 아닌 놈이 새 사진 한다고 그동안 껄떡이고 있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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