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 골목길

좁은 골목길을 들어서면 여기저기 꽂혀 있는 전봇대 위로 

많은 전깃줄이 어지럽게 교차하며 뿌연 하늘을 가리고 있다. 


낯선 이를 경계하는 듯 촘촘히 창살을 박아놓은 큼지막한 창문들과

고단한 몸과 마음을 녹이라며 퇴근길 한 잔 이라는 입간판이 도로를 막고

작은 구멍가게식 회사들마다 기름 냄새가 콧등을 자극한다.


몸뚱아리 돌릴 틈조차 없는 좁은 공간을 

기름묻은 작업복에 손님을 대신 맞아하는 카페도 여럿 보이고

땀 흘리는 공간 옆 벼름빡마다 

명가수들이 출연한다는 나이트클럽 선전 포스터가 절반 이상 찢긴 채 너덜거린다.

조만간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노동자들은 쫒겨 나고

가진자들, 복부인들이 화장품 냄새를 풍기며 찾아 오겠지....


빠르게 흐르는 시간, 문래동의 한 구석에는 여전히 과거를 품은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2018.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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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새, 순천만 풍경, 사찰 풍경, 들에 핀 꽃, 살아 있는 동안의 작은 흔적들